싱가포르 껌 금지법, 반입은 왜 될까
싱가포르로 여행이나 이주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듣게 되는 경고가 있다. “껌은 아예 짐에서 빼라”는 이야기다. 처음 들으면 농담 같지만, 이건 싱가포르에서 꽤 진지하게 지켜지는 법이다.
1992년부터 시행된 금지법
싱가포르 정부는 1992년부터 껌의 수입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유는 도시 청결이었다. 사람들이 껌을 씹다가 아무 곳에나 뱉으면서 거리가 지저분해졌고, 이를 제거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심지어 지하철 자동문 센서에 껌이 붙어 고장이 나는 등 안전 문제로까지 이어지면서, 정부는 아예 껌 자체를 유통 금지 품목으로 지정해버렸다.
지금도 여전히 금지 품목이다
2025년 현재도 일반 껌의 반입, 판매, 소지는 원칙적으로 금지된 상태다. 껌은 식품이 아니라 규제 의약품 또는 통제 품목으로 분류돼 있어서, 일반 식용 껌은 물론이고 무설탕 껌, 풍선껌, 민트껌 같은 종류도 전부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신고 없이 반입하다 적발되면 벌금이 최대 10,000싱가포르달러에 이르고, 반복 위반 시에는 징역형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규정이 아니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껌도 있다
다만 완전히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2004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의료 목적의 치료용 껌은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금연 보조용 니코틴 껌이나 치과 치료용 껌이 대표적인데, 이마저도 조건이 까다롭다. 영문 처방전이나 의사 진단서를 반드시 소지해야 하고, 싱가포르 내에서 허용되는 니코틴 껌은 HSA(보건과학청)에 등록된 제품으로 약국을 통해서만 유통되는 것에 한한다. 실제로 한 외국인이 치과 치료용 껌 2팩을 가지고 입국했다가, 의료 목적을 증명하지 못해 껌 전량이 압수되고 벌금까지 부과된 사례도 있었다.
소량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여행 후기나 커뮤니티에서는 “소량 개인 소지는 현실적으로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종종 보이지만, 공식 안내 기준은 다르다. 대사관 자료에도 껌은 반입 절대 금지 품목으로 명시돼 있고, 법 조항 자체는 소량 개인 소지도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실제 단속의 초점은 대량 반입이나 판매 목적에 맞춰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
껌 뱉는 것도 별개의 벌금 대상
껌 반입 금지와는 별개로, 공공장소에서 껌이나 쓰레기를 뱉거나 버리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1회 적발 시 300싱가포르달러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반복 위반 시에는 벌금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 즉 껌 자체를 금지한 것과, 껌으로 인한 오물 투기를 처벌하는 것, 이 두 가지가 겹겹이 작동하면서 지금의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공감꿀벌 시선
이 규정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건, 껌이라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물건 하나를 국가 차원에서 30년 넘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게 단순히 과한 규제라기보다, 작은 습관 하나가 도시 전체의 청결과 인프라 유지비에 미치는 영향을 일찌감치 계산한 결과처럼 보입니다. 껌 하나 때문에 지하철 문이 고장 나고, 그걸 고치는 데 세금이 들어간다는 걸 생각하면, 왜 이렇게까지 엄격한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무심코 가방에 껌 한 통 넣어뒀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싱가포르 갈 땐 짐 쌀 때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